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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
채소 중에 난 애호박을 정말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애호박농사를 하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된다. 어쨌든 힘들게 일하고 배를 체워야하는데 이럴땐 싸고 든든한게 최고지 근처 평동산단 맛집을 찾아보니 단연 애호박찌개다. 전에 그 근처에 명화동고분 발굴이 있어 가봤지만 전혀 광주 그것도 광역시라고 생각되지 않던 시골이던데 거기에 뭐가 있다는 거지? 하고 찾아가 봤다. 사실 네비로 찾기 어려워서 명화동보건소를 찍어서 가봤다. 주변이 논 뿐이네 헐~ 주차장에 차가 가득했다. 골메골 이집 말고도 명화동 식육식당 애호박찌개집이 바로 옆에 있었고,,, 그집은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 이유인 즉슨, 뭐~ 먹어보지 못해서 맛은 장담하지 못하지만 간판이 무쟈게 크고, 블로그에 소개가 정말 많이 되어 있어 사..
4월에 시작한 두더지체험학교가 드디어 5회를 지났다. 지난번 토기만들기도, 발화시키기도 너무 재미 있었는데 이번엔 가을 추수를 앞두고 곡식을 딸때 사용하는 반월형석도, 즉 반달모양 돌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진흙이 돌이된 점판암은 다듬기가 좋은 돌이다. 먼저 크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고 (반달, 삼각형, 개성있는 모양 등등) 날을 새우기 위해 저렇게 숫돌에 날을 새우기 위해 갈았다. 효효 우리 아들 진짜 열심히네 어디 날도 잘 세우나 볼까? 우리 딸도 열심히네... 돌칼도 갈고, 옆에 친구랑도 놀면서 정말 바쁘당 날도 세우고 모양도 잡은 돌칼은 줄을 끼우기 위해 구멍을 뚫어야 한다. 어떻게? 발화시킬때 처럼 화살같이 뽀족한 돌을 아래에 끼우고 한 포인트를 손으로 비벼가며 마구마구 돌려야 한다. 헐~ 손에..
무지개다. 박물관을 집어 삼킬만큼 큰 무지개다..... 라는 큰 소리에 건물 밖으로 얼른 뛰어 나갔다. 어릴적에 먼 산에 걸쳐있던 무지개는 봤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긴 처음이었다. 무지개의 시작이 선명하게 박물관 건너 고분군 시작 지점에서 올라와서 고분군 끝나는 곳에 반원형으로 예쁜 색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동화책에선 요정의 나라로, 혹은 하늘 나라로 가는 다리라 그랬는데 사람들은 종종 내 인생에 무지개는 언제 뜰까? 하는 질문을 하곤 한다. 나도 스스로 묻기도 하지.... 지금은... 음 행복하니까 무지개 속에 있다고 해야하나 아님... 더 낳은 미래가 있을지도 모르니 무지개를 기다려야하나? ㅎㅎ 하옇든 로또를 맞은 것 같은 행운이랄까... 너무 가까이에서 이렇게 예쁜 무지개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
큐레이터라곤 하지만 석사학위가 없어 동료 큐레이터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 늘 가슴 한 구석이 움츠려있었다. 물론 그들보다 내가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 일도 내가 더 잘 할때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일종의 자격증인 석사학위가 없다는 사실은 꼬리표처럼 늘 나를 따라 다녔다. 9년 반..... 일하면서 코스웍을 끝내고 아이도 놓고, 키우고, 그 와중에 공부를 한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사치라고 보는 사람도 있었고.... 그러나 일하는 와중에 공부에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회사원으로, 엄마로 혹 아내로, 며느리로 사는 나의 삶 속에서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고나 할까.... 나의 삶이지만 왠지 내가 빠져있는 삶이란 느낌..... 공부는 순수하게 나를 위한 투자라는 욕심... 그래서..
2시간 30분 남짓 광주에서 출발했더니 완도 수목원에 도착했다. 완도수목원은 전라남도에서 가장 큰 수목원이란다. 공립수목원이라고 하는데 입장료가 어른이 3000원, 애들이 1000원 정도인데 우린 해조류박람회 예매 티켓을 내밀어서 주차료 1500원만 냈다. 이 수목원은 난대림, 잎사귀가 넓은 애들을 주로 보존하고 키우는 곳인데 안내판을 보니 산 몇개를 관리하는 정말 큰 곳이었다.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아 전시관, 박물관, 열대식물원 중심으로 보기로 했다. 뒤에열대식물원이 보인다. 그 아래 수생식물존이 있는데 5월 초라서 그런지 아직 잎만 보인다. 울집 외계인 녀석은 청개구리 모냥 말을 안듣는데, 지기 싫거나 하기 싫으면 저로곤 길게 ---- 소리를 지른다. 참 내 매를 들 수도 없고 극락조꽃이라는..
선거도 끝냈고, 흐린 하늘도 쨍~하니 예뻐서 애들과 함께 할꺼리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영화관에 가기로 했다. 최근 상영하는 애니메이션은 몇 개 없었다. 눈에 띠는게 졸리~ 졸리가 악역을 맡았고,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보았던 그 마녀와 너무 닮아서 끌렸던 말레피센트를 보러 가기로 했다. 근데 영화가 12세 이상이었다. 울 집 꼬마 괴물들은 아직 8살, 10살 밖에 안됐는데.... 괜찮겠지. 요즘은 지들도 쬐금 컷다고 에니를 보다 간혹 흠... 유치해 한다. 그러니 이정도 영화면 유치하다고 할 것 같지 않았다. CG 를 보니 약간 반지의 제왕 포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ㅎㅎ 1679년 샤를 페로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를 통해 처음 출판 되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택배가 왔다. 야~~호 일전에 선배 개인전 팜플릿에 글을 몇줄 써 드렸는데 고맙다며 다기 세트를 주신다고 하셨고, 나름 내색하진 않았지만 택배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왔다. 3인 다기세트, 사실 1인용 다기 세트가 올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풀세트를 받고 보니 기분은 좋은데 괜히 내가 너무 욕심부렸나 죄송한 맘도 들었다. 하옇든 내게 여러 모로 도움을 주시는 한선비 선배~~ 감사해용 이 다기는 장작가마에서 구워졌고 흙의 투박함을 살리기 위해 그릇 밖에는 시유를 하지 않았다. 다만 액체가 그릇에 흡수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그릇 내면에만 시유하였다. 다기의 표면이 원시적인듯하면서도 아주 현대적인 느낌이 미묘하게 살아 있다. 이건... 아마 장작 가마 내에서 불이 춤을 추던..
5월 달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달이다. 신랑의 일년 사업중 2번째로 많은 물량이 팔리는 달이어서 무지 바쁘고, 실은 내 사무실에서도 너무 바빠서 올해 최고의 연휴라는데 전혀 준비를 못했당. 그런데 5월이 점점 다가 오자. 음... 괜히 바쁘다는 핑게로 애들을 집에서 굴릴 걸 생각하니 미안해져------- 고민하다, 완도로 가기로 했다. 조사해 보니 완도는 특별한 유적이나 볼 꺼리 보다는 슬로우... 천천히 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청해진이 있긴 하지만 당시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좀.... 해조류 박람회도 있고 해서, 완도로 정했다. 내심... 가서 해조류랑, 전복, 회 실 컷 먹어야지 하면서.... 그런데 완도 가면 보길도나 청산도를 꼭 가보라고 해서 청산도 들리는 것을 일정에 넣었다...
이번 주말에 교육 프로그램에서 토기 만들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샘플을 만들어야 한다며 담당 선생님이 학예사들을 총 출동시켜 만들라고 시켰다. 학부 졸업이후 근 10년간 그릇을 빚어 보지 못했고... 사실 박물관에서 도자사 혹은 도자기 전공자는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내 재주를 한 번도 보여 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잘 모르는 청동기시대 토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와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완전히 원시적으로 만들라고 했지만 최소한의 도구 없이 만드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ㅋㅋ 혼자 손물레를 독차지 했다. 선생님들 중에는 오늘 처음 토기를 만들어 본다는 분도 계시고, 수업을 받았던 분들도 계셨다. 사실 도자기도 물레에서 설렁 돌리면 될 것 같지만 그 선---을 뽑아 내기 위해..
4월 초에 갑자기 선배한테 전화가 왔다. 개인전을 한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지. 헌데 여러 차례 전시를 했지만 본인보다 누군가에게 작품평을 좀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나 한테 전화를 하셨다. 약간 부담스런 부탁이긴 하지만 오랫 동안 선배의 작품을 지켜보았기에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았고, 뭐~ 이런 저런 이유로 보답도 해야 될 것 같아 흥쾌히 쓰겠다고 했다. 나도 작업을 했었지만 일찍히 작품성, 작가 정신이 부족하다고 느껴 역사 공부로 전향하고 현재는 큐레이터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선배랑 작업했던 대학 시절이 마음도 편하고 더 행복했던 것 같다. 어쨌든 전시 업무도 있지만 글을 파는 것도 큐레이터의업무, 날카롭게 쓰려고 했다. 분청사기에서 끌어낸 線을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해석 태초 인류의 가장 ..